이렇게 손발이 묶여서 남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정말 힘이 든다..
나름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베풀만큼 베풀면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원래부터도, 어렸을 때 부터도 친구가 많았던 적은 한번도 없었으니까, 내 성격문제겠지.
학위 마칠때까지 남의 도움 받지 않고 혼자서 지낼 수 있도록, 이제껏 잘 해왔지만, 앞으로도 잘 지내야 할 것 같다. 내 곁에는 아무도 없고, 믿을 사람도 아무도 없으니까..
이 책은 이번 여름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가 사온 것이다.
원래는 살 계획이 아니었는데,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작가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표지에 적힌 말이 마음에 와닿아 선뜻 집어들게 된 책이다.
표지에는 "내가 건너고 있으나 필경 다 건너지 못할 강에 대한 글 37꼭지" 라고 되어있다. 마음을 움직인 한 문장, 화두.
짧막한 산문들은,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여러가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하지만 결국 저 첫문장이 책 전체, 아니 작가의 인생 전체를 꿰뚫고 있는 주제이다.
영원불변의 절대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과학이라면, 예술은 완전한 소통을 추구하는 작업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문학이라는 형태는 언어라는, 인간이 만들어 낸 틀을 이용하는 작업이고.
그 틀이 얼마나 답답한 것인지. 가끔 정말 마음을 온전히 전하고 싶을 때 그 뜻을 실을 수 있는 말들의 폭과 넓이가 턱없이 부족해서 안타까운적이 종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통해서 최선을 다 해 마음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 작가의 삶이었던 듯 싶다.
번역, 신화, 그리고 작가라는 역할에 대한 생각 이 세가지 층위가 모습은 달라보이지만 결국은 궁극적인 소통에 대한 생각이고 그 비유가 "내가 건너고 있으나 필경 다 건너지 못할 강" 인 것이다.
글로 전해져오는 글쓴이의 성품은 참으로 온화하고 다정한 느낌이며 감수성이 살아있는 듯 하다. 중년이후의 경상도 남자 사이에서는 아마 거의 볼 수 없을 듯 한데. 그 속에서도 자신에게 엄격하며 최선을 다 해 문장들, 단어들과 씨름한 흔적이 느껴진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작가의 명복을 기원하면서, 이제 강 저 너머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
덧.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어야 할 지 말지 고민이다. 워낙 자유분방한 조르바의 "여자"를 보는 시각이 조금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