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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로그 마이가든



곁에 사람이 아무도 없네 날적이

아무리 유학생활이 외로운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급한일 생기면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조금이라도 있을것 같았는데, 아무도 없다. 이런 상황인데, 남의 도움이 필요한 일을 만든것 자체가 그래..내 잘못인가보다.

이렇게 손발이 묶여서 남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으려니 정말 힘이 든다..

나름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베풀만큼 베풀면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원래부터도, 어렸을 때 부터도 친구가 많았던 적은 한번도 없었으니까, 내 성격문제겠지.

학위 마칠때까지 남의 도움 받지 않고 혼자서 지낼 수 있도록, 이제껏 잘 해왔지만, 앞으로도 잘 지내야 할 것 같다. 내 곁에는 아무도 없고, 믿을 사람도 아무도 없으니까..

살아남았다는 짧은 기록 날적이

어젯밤은 잠들기가 너무 힘들었다.

내내 울부짖다가,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자리에 누웠지만.

계속 흘러내리는 눈물과 끝없이 부정적으로 치닫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탓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고 피곤한데, 정작 더 괴로운 것은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마음의 고통이었다.

술이라도 마시면 이 힘든 마음을 잠시 잊어버리고 잠들수 있을까.

평소 잘 마시지도 않은 술 생각이 떨쳐버리기 힘들정도로 많이 났다.

'그냥 이 밤만 넘기면, 아침에는 모든게 더 나아지지 않을까? 이 밤만 버텨보면..'

그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잠을 청했다.

밤은, 그리고 밤에 자는 잠은, 하루중 그나마 모든것을 잊을 수 있기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인데.

깨어있는 시간이 24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잠 들수 없고, 잠들기 위해서 억지로 누워있어야한다는 상황이 참 낯설었다.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달래려 가족과 함께했던 즐거운 시간을 한 땀 한 땀 더듬어 보았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리 힘들어도 가끔은 그렇게 기억하고 싶은 반짝거리는 날들이 생기고 그렇기때문에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마음을 추스렸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픈 생각들, 힘든 감정들에서 벗어나 즐거운 일들을 생각하며 억울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거의 아침이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고.

깨어나서, 어제의 그 고통스러운 밤을 그래도 그렇게 살아남았다고 짧게 끄적여본다.

[독서일기1] 이윤기가 건너는 강 독서일기

이 책은 이번 여름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가 사온 것이다.

원래는 살 계획이 아니었는데,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작가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표지에 적힌 말이 마음에 와닿아 선뜻 집어들게 된 책이다.

표지에는 "내가 건너고 있으나 필경 다 건너지 못할 강에 대한 글 37꼭지" 라고 되어있다. 마음을 움직인 한 문장, 화두.

짧막한 산문들은, 여러가지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여러가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 하지만 결국 저 첫문장이 책 전체, 아니 작가의 인생 전체를 꿰뚫고 있는 주제이다.

영원불변의 절대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과학이라면, 예술은 완전한 소통을 추구하는 작업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문학이라는 형태는 언어라는, 인간이 만들어 낸 틀을 이용하는 작업이고.

그 틀이 얼마나 답답한 것인지. 가끔 정말 마음을 온전히 전하고 싶을 때 그 뜻을 실을 수 있는 말들의 폭과 넓이가 턱없이 부족해서 안타까운적이 종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통해서 최선을 다 해 마음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 작가의 삶이었던 듯 싶다.

번역, 신화, 그리고 작가라는 역할에 대한 생각 이 세가지 층위가 모습은 달라보이지만 결국은 궁극적인 소통에 대한 생각이고 그 비유가 "내가 건너고 있으나 필경 다 건너지 못할 강" 인 것이다.

글로 전해져오는 글쓴이의 성품은 참으로 온화하고 다정한 느낌이며 감수성이 살아있는 듯 하다. 중년이후의 경상도 남자 사이에서는 아마 거의 볼 수 없을 듯 한데. 그 속에서도 자신에게 엄격하며 최선을 다 해 문장들, 단어들과 씨름한 흔적이 느껴진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작가의 명복을 기원하면서, 이제 강 저 너머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

덧.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어야 할 지 말지 고민이다. 워낙 자유분방한 조르바의 "여자"를 보는 시각이 조금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학회와 컵케잌 날적이

1.

남자친구가 멀리 동부에 있는 학회로 갔다. 몇년전 같으면 멀리 간다니 섭섭해 하기도 하고 했을텐데.

전혀 아무 느낌이 없다.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그렇겠지.

이렇듯 예전과 다르게 너무나 무덤덤해진 내 모습이 너무 낯설다. 그리고 이게 당연한건지, 괜찮은건지 자꾸만 돌아보게 된다.

2.

실험실의 모 군이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다. 요새 실험실의 새로운 풍습은 새로 여자친구가 생기면 데려와서 인사시키고 먹을거 만들어와서 나눠주는 건가보다. 어쨌든 금발의 평범한 일을 하고 계신 섹시한 여자친구분은 새빨간 red velvet 컵케잌을 한아름 가지고 와서 나눠줬다. 나에겐 너무 달았던. 한개를 겨우 다 먹었는데 하나 더 주셔서 안 보이는데서 버려버렸다.. 아무리 다이어트 포기했다지만 그래도 하루에 두개는 조금 너무 많아요.

어쨌든, 나는 엄청나게 민감한 사람이고 지난 몇년간 이 인간들에게 쌓인게 많으므로, 보통 사람들은 그래 그래 하고 넘어갈 일도 이렇게 나는 집에 싸들고 와서 포스팅을 하고 있다. 나홀로 여자인 우리 실험실에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 그래, 나랑 저 아가씨랑 다르지. 같은 성별이라는 사실 때문에 너무 지나치게 민감해 하는 것 같지만. 남자친구한테 컵케잌 만들어서 갖다 달라고 했다가 꿍얼꿍얼 투덜투덜 불평만 들었다. 어차피 아무리 마르고 닳도록 내가 왜 민감해 하는지 설명을 해보았자 별로 전달이 되지 않으므로 그냥 웃고 넘기고, 다음에 아가씨들과 같이 모일 때 수다 소재로 한 번 떠들면 좋을 법 하다.

삼겹살/목살 날적이

오늘따라 삼겹살이 먹고 싶어서 한국 마켓에 달려갔다.

정작 도착하니 목살이 먹고 싶어서 목살도 한 팩 사서 장바구니에 넣었다.

대학생 시절 삼겹살은 비싸서 학교 앞 일인분 2000원 짜리 목살을 사먹던 기억이 났던 것이다.

집에 와서 목살을 잘라 구워 먹었는데, 그 예전의 맛이 아니었다.

이제야 깨닫는 것은 그 때 맛있게 먹었던 것은 고기맛이 아니라, 친구들과의 이야기, 분위기, 웃음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다들 바쁘고 멀리 떨어져 살아서 더 이상 그 때처럼 모여 앉아 싼 고기를 구워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렵게 되었지만.

그 때가 참 그립고,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아련히 좋다.

언젠가 다 같이 모여서 값 싼 고기를 구워가며 술잔을 기울일 날이 또 오면 좋을텐데-라고 멀리서 아쉬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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